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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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03 21:19
총장 취임사
 글쓴이 : 관리자 (210.♡.17.6)
조회 : 6,610  

총장 취임사

하나님께서는 지금 한국교회에 절호의 기회를 주시고 있습니다. 신자나 불신자를 막론하고, 교인들이나 교회지도자들을 막론하고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한국교회는 망하고 있다고, 끝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망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역사가 끝나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교회는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신자가 신자다워져야만 하는 교회 역사의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 왕성하던 부흥과 다양한 영향력이 끝나고 이제 망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교회사의 진행에 있어서 그 시절을 우리는 통과하고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지금 한국교회는 매우 중요하고 획기적인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고통과 모욕과 소외와 배제와 가난을 감내하면서 그 대가로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신자가 신자다워지게 되는 기회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이 기회의 한 복판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와 합신 교단이 있습니다. 사실 합신은 그 역사나 규모나 교세에 비하여 과분한 신뢰와 기대를 이 나라 교계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합신은 매우 중요한 시대적 질문을 물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지난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작은 무리일 뿐인 우리를 이 나라 변두리에서 말없이 키우셔서 여기까지 이르게 하셨는가?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 한 복판에 이 작은 무리가 정통 개혁주의 신학운동의 선봉에 선 그룹으로, 그리고 바르게 신학하고 바르게 교회를 세우고 바르게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라는 신뢰와 기대를 받으며 부각되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가? 그것은 이제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 이 시대 교회에 공적인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수행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합신은 이제 이 시대와 이 나라 교회에 대하여 역할을 감당하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왕후가 된 에스더의 인생 의미에 대한 모르드개의 해석은 오늘 우리 합신의 존재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일 수도 있습니다. “네가 왕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 예수님의 비유에 등장하는 어리석은 부자는 이 물음을 묻지 않아 하나님께 어리석은 자라는 판정을 받고 그 인생이 끝났습니다. 예수님은 그 부자를 놓고 하나님께 부요하지 못한 자라고 단정하셨습니다.

합신은 하나님으로부터 시대적 부르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이 시대의 교회를 위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부응하기 위하여  몇 가지를 힘쓰고 몸부림쳐야 할 것입니다.

첫째는 신학의 현장화입니다. 우리는 가장 뛰어나고 가장 위대하고 가장 정통적이고 가장 성경적인 개혁파신학을 전통으로 물려받고 그 위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는 신학함이란 무엇인가? 신학교육이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재논의와 반성이 필요합니다. 신학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탁월한 신학적 지식의 습득에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물려받고 습득한 개혁파 신학은 온갖 상황에 직면하며 시시각각 격동하는 이곳의 이 교회에 대하여 무엇이라고 말하는가를 생각하는 신학적 사고력을 발동시켜야 합니다. 그리하여 이 현장을 해석하고 이 현장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하여 답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신학적 사고는 우리가 오늘 여기에서 무엇을 해야 되는가라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신학적 지식의 습득과 신학적 사고력, 그래서 이루어지는 신학실천을 통합하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신학함의 내용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이루어내는 신학교육을 위하여 우리는 교육원리와 방법과 자세에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어내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다른 신학들을 만들어내려는 작금의 모든 노력들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위대한 개혁신학이 현장에서 작동하는 신학이 되게 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빚지고 살았던 세계 유수의 정통 개혁주의 신학교들과 신학자들과 연대하고 유대하여 이 일을 우리는 이루어 가야 될 것입니다.

둘째는 신학교의 대중화입니다. 신학교의 역할과 있어야 될 자리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반성이 필요합니다. 신학교는 열심히 도를 전수하여 어느 시점이 되면 현장에 가서 책임 있게 살라며 제자들을 하산시키는 산위에 있는 외딴 성과 같아서는 안됩니다. 신학교는 교회 지도자를 가르쳐야 하지만, 동시에 교회를 가르쳐야 됩니다. 신학교가 교회 현장으로 파고들어 가서 그들 가운데 있기를 모색해야 합니다. 그리고 목사가 될 사람들만이 아니라 신자들이 자유롭게 신학교를 드나들며 신앙인격을 연마하는 현장이 되어야 합니다.

세째는 합신이 가지고 있는 저력을 최대한 결집하고 동력화 해야 합니다. 한국에 있는 어떤 신학교도 한국에 있는 어떤 신학교의 총장도 갖지 못한 것을 합신만, 합신의 총장만 갖고 있는 힘이 있습니다. 동문들입니다. 동문들이 하나같이 자기가 나온 학교를 그렇게 사랑하고 애정을 갖고 헌신하고, 세계 어디를 가든지 이 학교 나온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터놓고 말하는 동문은 아마도 합신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제 이 자랑스러운 동문들과 학교가 어떻게 일체감을 이루고 결집력을 성취하여 놀라운 상승효과를 발휘하면서 이 사명을 감당할 것인가를 우리는 고민해야 합니다. 같은 학교에서 공부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만나면 반갑고 고마운 학교가 되고 동문이 되어야 합니다. 합신만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저력이 있습니다. 합신이 배경삼고 있고 합신의 근거가 되고 있는 합신 교단입니다. 한국에 있는 어느 신학교도 그 신학교를 살려주고 존재하게 하기 위해서 교단이 만들어진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합신은 당시 정부의 정책에 의하여 교단이 없는 무인가 신학교로 분류되어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합신의 정신을 높이 사고 합신의 가치를 인정한 한국교회의 여러 지도자들이 모여서 합신이 법적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합신 교단을 형성해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합신교단은 학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일에 전적으로 헌신해왔습니다. 이제 학교와 교단이 일체감을 갖고 교단의 목회자를 양성하고 목회현장을 세워가는 일에 일정의 역할을 공유하고 분담하면서 이 시대적 부름에 부응한다면 우리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학교 안에서의 기도의 회복을 통한 경건의 풍토를 만들고 경건을 체질화하는 일입니다. 1980년에 합신을 세우고 몇 달 후에 우리의 스승이신 박윤선 목사님께서 어느 기자와 나눈 인터뷰를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합동신학교를 어떤 신학교로 만들려고 하십니까?” 즉각 대답하셨습니다. “기도를 정밀하게 하는 학교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학문이 귀하고 학문을 부지런히 탐구해야 하지만 학문 일변도의 신학은 자유주의로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1985년에 있었던 동문회 수련회 설교에서도, “신학교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병이 날정도로 몸을 끌고 다니면서라도 기도를 해야 되는데 그 기도를 하지 않고 이론주의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신학교들이 타락하고 믿음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딴소리를 하게 된다”고 단언하셨습니다. 그분은 신학운동은 학문운동인 것과 동시에 기도운동이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하며 우리를 가르쳤습니다. 기도 없는 연구 작업은 마침내 인본주의로 떨어지게 되며 참된 기도로 뒷받침하는 신학 연구라야 경건의 능력을 소유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저희가 합신 다니던 초창기에 유행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합신이 하는 일에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다”는 이율배반적인 말이었습니다. 박윤선 목사님도 강단에서 이 말을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되는 일이 없는 현실, 그러나 안되는 일도 없는 결과. 이 사이에 기도가 있었습니다. 박윤선 목사님이 하신 말씀대로 하면 “죽기내기로 하는 기도”, “자기를 던져 넣는 투신의 기도”, “생사 결단의 기도”, “피나는 기도”, “투쟁적으로 힘쓰는 기도”, “전심기도”, “전력기도”, “마음이 타는 기도”, “따가움이 있는 기도”가 그 사이에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당장부터 합신이 힘쓸 일은 이 기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합신은 무엇보다도 기도를 정밀하게 하면서 경건을 체질화하는 학교가 될 것입니다. 합신의 신학운동은 학문 운동인 것과 동시에 기도 운동이 될 것입니다.

합신의 이 거룩한 시대적 부르심에 모든 동문들과 재학생 여러분 그리고 교단 목회자 여러분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의미 깊은 시간을 함께 하고 계신 여러분. 이 위대한 부름에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어린 자녀를 두고 계신 부모 여러분. 교회에 중고등부와 대학 청년부를 운영하고 계신 목회자 여러분. 가정과 교회에서 그 아이들이 목회자의 길을 가도록 어려서부터 격려해주시고 도전해 주십시오. 오다가다가 소양이 있어 보이고 소명이 있어 보이는 젊은이를 보시거든 합신에 가서 공부하고 목회자가 되도록 권해주십시오. 많은 사람들이 교회가 어려워지니까 목회현장이 어려워지니까 목회자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상황이 어렵고 혹독할수록 제대로 하는 사람이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빛을 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재산이 있으신 여러분 여러분의 재산을 우리 학교에 유산으로 주십시오. 여러분의 재력이 허락하는 대로 우리 학교에 보내주십시오. 이 시대에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기회를 제대로 살아내는 목회자를 길러내는 신학교가 되는 일에 모든 것을 걸고 힘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2월 28일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10대 총장 정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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