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신에는 나눔이 있습니다.

최원석/M.Div.3 0 9,870 2009.12.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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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합신을 알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어렵사리 모 신대원에 3수 만에 입학했을 그 때입니다. 그곳에 입학하여 첫 주간에 개강심령수련회가 있었습니다. 첫날 저녁 집회 때 강사님 한 분이 오셨습니다. 정말 열정을 다해 말씀을 전하셨는데 그 모습에 너무나 매료되어서 어떠한 분인가 궁금해져서 프로필을 살펴보았습니다. 합신 출신이셨습니다. 매시간 말씀을 전하실 때마다 정말 열정을 다해서 전하셨습니다. 그때 처음 합신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여러 고민 중에 힘겹게 3수만에 들어간 신대원을 자퇴하게 되었고, 다시 준비하여 합신에 입학하였고 하나님의 은혜로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로 점철된 합신에서의 3년, 돌이켜보면 부족하고 모자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 저에게 있어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지나올 수 없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저는 지방에서 매주 학교로 오가며 또한 무보수로 사역에 임하며 3년을 지내왔습니다. 무보수이기에 매주의 교통비와 생활비, 게다가 등록금까지 마련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3년의 학업을 마치고 졸업할 수 있게 된 것은 합신이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합신에는 나눔이 있습니다. 저는 지난 3년 간 그 나눔을 여러모로 경험하였습니다. 교수님들을 통해서, 교직원 선생님들을 통해서, 함께 공부한 동기들과 선후배 전도사님들을 통해서 친히 경험하였고,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들었습니다.
매 학기마다 장학생 명단에 저보다 더 어려운 분들이 있었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저의 이름을 올려주시고 챙겨주신 장학위원회 여러 교수님들!
그리고 사역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태 쓰라고 개인적으로 부르셔서 흰 봉투가 없어 A4용지를 네모반듯하게 접어 봉투로 위장(?)시켜 쓰윽 내밀어 주신 교수님. 또 읽고 싶은 책들이 있어서 기도하던 중이었을 때 면담할 일이 있어서 잠깐 찾아뵈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시더니 책장 여기저기를 뒤지시다가 먼가를 발견하시곤 종이 한 장을 쓰윽 내미시면서 꼭 책 사는데 쓰라며 주신 교수님!
자신이 사역하고 계신 교회에 저를 추천해주셔서 그 교회 장학생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하셔서 매 학기마다 또 다른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교수님!
자신의 지인들에게 저를 소개해주셔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챙겨주시고 아울러 자신의 지갑을 싹싹 털어서 차비하라고 챙겨주신 목사님!
그리고 지금 제가 감당하고 있는 사역에 다른 목사님들과 의논도 해보시며 여러 가지로 관심 가져주신 교수님!
대개 금전과 관련된 것들이지만 금전이라는 것을 떠나서 교수님 한분 한분의 그 마음 씀씀이에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학생들 중에 행여나 어려운 환경 가운데 있지 않나 돌아보시고 챙겨주시는 그 넉넉함과 하나같이 너무나 소박하시고 소탈하시고 때로는 동네 형처럼 친근하게 대해주시고 때로는 가르침에 있어서는 엄격하시고 열정적이신 그러한 교수님들!
우리 합신에서만 엿볼 수 있는 그러한 나눔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행정을 맡아 수고하시는 교직원 선생님들!
자신들의 월급을 조금씩 쪼개서 그것을 모아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지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이러한 교직원 선생님들이 또 어디 있을까 싶었습니다.
함께 장난도 치고 때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함께 고민하고 걱정해주시고 설령 학생들이 사역지를 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면 마치 내 일처럼 여기저기 알아봐 주시고 연결시켜 주시고 학생 중에 누가 다쳤다고 하면 함께 아파하고 걱정해주시고 기도해주시는 교직원 선생님들!
아울러 참고로 사랑의 식권들 가운데 일부는 제가 알기로는 교직원 선생님들의 마음도 담겨 있다고 들었습니다. 너무나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또한 함께 공부한 동기들과 선후배 전도사님들!
서로 돌아보며 아파하는 지체가 있다면 함께 아파하고 함께 눈물로 기도하고 기쁜 일이 있으면 그 누구보다 더 기뻐해주고 축하해주고 힘든 일이 있을 땐 마치 자기 일인 것처럼 함께 걱정해주고 격려해주고 다독거려주시는 전도사님들!
자신도 힘든 상황 속에 있음에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을 위하여 기꺼이 자신의 식권을 내어 다른 전도사님이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하시는 전도사님들!
자신의 형편도 어려운 처지이면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분이 있다며 장학금 신청을 다른 분에게 양보하시던 그 모습!

정말 모든 분들의 그 모습들이 과부의 두 렙돈과 같은 귀한 섬김과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나눔이 있는 곳이 바로 합신입니다.

포근하고 따뜻함이 있는 이 곳.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고 추천하고 싶은 이 곳.
개혁주의를 표방하고 개혁주의적인 삶을 살고 개혁주의적인 교회를 세워나가고자 애쓰고 힘쓰는 이 곳.
합신에서 귀한 교수님들의 지도하에 신학을 공부하고, 따스한 마음을 가지신 교직원 선생님들과 비록 가진 것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이지만 마음만큼은 어느 누구보다 넉넉하고 풍족하게 가지신 전도사님들. 그들과 함께 했던 3년의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그 따스함과 나눔을 통해서 이기주의가 팽배한 세상을 변화시켜가는 그러한 하나님의 사역자들이 양성해 가는 합신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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